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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이 슌지'에 해당되는 글 1건
2004/11/18 19:04
내용 드러내기의 위험이 있는 이야기들은 따로 모아서
가려놓았으니 안심하고 읽으세요.



앨리스는 사실 포스터보다 훨씬 예쁘다 -_-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만 영화를 보는 바보가 여기 한 명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집이 가까워서이고, 또 하나는 주변에 놀 게 많고(플레이스테이션존이 없어진 건 가슴아프다), 또 하나는 LCD 화면을 보며 원하는 자리를 콕 찝을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메가티즌에는 최근에야 가입했는데, 그럭저럭 포인트가 7000점이 되어서 마일리지로 '하나와 앨리스'를 보았다(평일에만 마일리지로 무료영화관람 가능). 메가티즌 회원 분들은 11월 내로 올해의 포인트를 쓰지 않으면 사라져버리니 잊지 마시길.

미리 말하자면,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는 이미 스무번을 넘게 보았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을 모두 다 챙겨보는 열혈 팬씩이나 되냐 하면 또 그런 것도 아니고. (인터넷에서 뒤져본다거나 하는 건 너무 귀찮다. 손안에 뛰어들어와준다면 보긴 보지만. 제발 극장이나 DVD로 좀 나와줘 -_-;;)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에 이어 이번 '하나와 앨리스'가 세번째.

요즘 영화를 볼 때엔 가능한 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간다. 그래야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능한 한 덜 가지고 가고, 괜히 엄청나게 기대했다가 실망해버리거나 하는 일이 없으니까. '하나와 앨리스'에 대해서도 하나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영화 초반 10분간은 분명히 어디선가 본 화면이었다. 알고보니 사빠님의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얻어서, 일본 네슬레의 초코렛 KitKat의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드라마로 상영되던 1편만 본 적이 있었고, 스크린에선 그 때 그 화면이 그대로 펼쳐지고 있었다. 솔직히 인터넷드라마를 볼 때엔 화면이 너무나도 작아서 집중이 되지를 않았고 그래서 그저 기억속에서 잊혀져버렸지만... 그래도 그 화면을 다시 보고 뒷이야기를 알게 되며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건 기억 어딘가에 남아 나도 모르게 계속 궁금해하긴 했나보다.

분명히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뒷이야기!



조선일보에서 어쩌다 우연히 하나와 앨리스에 대한 소개기사를 읽었는데, 그리 평가가 좋지 않았다. 캐릭터와 예쁜 화면, 10대의 감수성에 의지하여 줄거리를 끌고 나가는 편이고, 2시간 10분이나 영화를 끌고 나가는 건 지루한 감이 있다고 그랬었나. (그리고 하이라이트에 대한 내용 드러내기까지-_-;;) 그런데,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은 역시나 영화평론가이고, 이와이 슌지의 영화를 그의 영화로서 받아들일 생각은 별로 없는 사람인 것 같다. 그의 영화는 - 적어도 나에겐 - 그 순정만화같은 화면과 캐릭터 구성만으로도 2시간 10분조차 짧다고 느껴지니까. 특히 이번 작은 이와이 슌지가 감독은 물론 각본, 편집에다가 음악까지(!) 맡아서 완벽한 그만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러브레터'에서는 과거의 따뜻한 기억과 현실의 차가움이 봄(을 위주로 모든 계절이 나오긴 하지만)과 겨울이라는 계절의 대조를 이루는데 그래도 겨울이 주가 되었기 때문에, 역시나 순정만화 같았지만 차갑고 잘 정리된 펜선이 보여주는 그림체 같은 느낌이 들었다. '4월 이야기'는 그야말로 차분하고 이쁘장하지만 거기서 끝나버린, 우리나라로 치자면 이은혜의 만화같은 느낌. 그런데 이번 '하나와 앨리스'는, 화면은 그의 순정만화같은 따뜻한 구성이 극을 이룬다. 일본이면서도 일본같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거리, 그 안에서 뛰노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잃어버리지 않는 위트. 그림체는 원수연, 유머는 황미나가 떠오를 정도였다.

만화보다도 예쁜 화면과

사랑스러운 캐릭터.



캐릭터와 카메오에 대한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는데... '앨리스'는 처음엔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일본 소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그 캐릭터의 매력이 스크린을 뒤덮어서 영화가 끝날 때 쯤이 되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그런 캐릭터이다.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의 첫 모습과 마지막 모습이 하늘과 땅 차이로 느껴지듯이. 특히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그녀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운데, 왜 이부분이 길다고 다들 트집을 잡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 이리저리 뒤져보며 안 것이지만 주인공 3인방 중 앨리스, 미야모토는 물론 대부분의 배우들이 이와이 슌지의 기존작품 '리리와 슈슈의 모든 것' 등에 이미 출연해오던 배우들이라 그런지(카메오 배우들 중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어른 사쿠타로 역을 맡았던 오사와 타카오는 물론이고, 히로스에 료코 조차 이와이의 영화에 나온 적이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이와이의 영화 세계 안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 그리고 엔딩크레딧을 보다가 얼어붙은, 앨리스의 어머니 '아이다 쇼코'!! 으아 이 아주머니... 10년 전에 Wink라는 아이돌 듀엣으로 뛰던 그 쇼코씨가 아닌가아아아!! 어떻게 아직도 그리도 이쁘십니까 T_T DVD를 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하나의 얼굴이 오랫동안 클로즈업 되던 장면. 결코 하나 역을 맡은 스즈키 안의 연기가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지만... '러브레터'에서 '오겡끼데스까'를 유행시켰던 그 장면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까지 과하지 않게 잔잔히 흐르던 감정을 모아서 일시에 터뜨려버리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점. 이 장면에 임팩트를 주었으니까 명장면으로 기억해달라는 듯한 그런 순간에 나도 모르게 거부감과 딴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두 감동을 받았다는 러브레터의 그 장면에서도 스무 번을 보며 거의 매번 그런 감정을 느꼈는데, 특히 이번 하나와 앨리스는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느낌이 진해서 그 느낌에 빠져들었다가 저 장면에서 그만 케이크를 씹다가 돌을 깨문 듯한 있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영화를 보고 운 적이 열여덟 평생(... -_-;;)에 한 번도 없는 메마른 감정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단짝 친구들의 사기행각-_-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장면



어느 정도 일본적 정서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더 쉽게 녹아들어갈 수 있는 작품이지만... 극장 안에서 내내 끊이지 않던 관객들의 웃음소리 만으로도 그 재미를 보증할 수 있다. 만화와 같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놓치지 말고 보시길. 아마 나도 한 번 더 보러 갈 지도 모르겠다.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화면을 큰 스크린으로 제대로 감상하려면, 개봉 초기 대형관(코엑스 메가박스의 경우 현재 5관)에서 할 때 놓치지 말고 보시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 별 네 개 반을 주지만, 취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영화이기에 별 두 개를 주는 사람이 있더라도 수긍하겠다.







각 장면에 대한 감상들(내용 드러내기 있음)..



이와이 슌지와 허진호에 대한 쓸데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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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YODA | 2004/11/26 17:13 | DEL
이와지 슈운지의 장기인 '작은 이야기 예쁘게 보여주기'가 자유분방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게다가 전형적인 성장영화의 틀을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있어서 '귀엽다, 예쁘다..'하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10대의 사랑과 우정, 고민의 고만한 나이..
Tracked from 上海翻译公司 | 2007/07/29 01:27 |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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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츠나 | 2004/11/20 15: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 지금 집이 지방인지라 시사회 같은걸 보고 싶어도 못보겠어요... 이런제길-_-;;;;
리리스 | 2004/11/21 00: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제 봤었는데... 재밌는 부분은 재미있었지만 납득이 안 가는 부분도 좀 있었습니다.
'저기서 대체 왜 저렇게 행동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 말이죠...;;(특히 하나가 만담하러 나가기 전 상황이)
학교 단체로 보러 갔었는데, 다 보고나서 허무하다고 하는 애들이 많더군요... 쿨럭.
카방클 | 2004/11/23 15: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세츠나 / 저도 돈내고 개봉일에 가서 봤는데요. 시사회 아니예요 ;;

리리스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센이 주먹밥 먹으면서 울 때 일본극장에선 진짜 다들 감동받고 있었는지 쥐죽은 듯 고요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폭소의 도가니였죠... -_-;; 역시 감정이 많이 다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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