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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의 순정'에 해당되는 글 1건
2005/05/01 02:47
'댄서의 순정'은 이래저래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던 영화이다. 알게모르게 만인의 여동생이 되어버린 우리의 이쁘근영 문근영 양은... 어느새 그녀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영화의 특정 장면을 감독이 기꺼이(?) 들어내게 만들어버릴 존재가 되어버렸고, 전작 '어린 신부'에 이어서 이번 '댄서의 순정' 역시 문근영 하나만을 위한 영화가 되어버리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 걱정은... 결국 절반 이상은 맞은 것 같다.


만일 겨울에 개봉했다면 연변패션이 유행했을지도...



역시나 이 영화도 보러가기 전에 가능한 한 사전정보를 얻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문근영이 스포츠댄스를 소재로 한 영화에 나오는데, 연변사투리 연습을 했다더라. 그리고 그녀의 이미지 때문에 어떤 장면을 감독 스스로 삭제했다더라' 정도만 알고 갔는데... 솔직히 시작 5분만에 좌절. OTL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댄스 경연대회 장면을 비춰주며 시작하는데, 나름대로 화려한 카메라워크와 음악빨과 춤빨을 뿜어내는 듯 하여 일견 기대감을 주었으나 미처 2분도 지나지 않아 '21세기에 저런 뻔뻔한 장면을!' 이라고 외쳐도 될만한 장면을 보여주며 근심의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 영화도 '어린 신부'마냥 뻔한 플롯과 뻔한 대결구도와 뻔한 연출로 나가겠구나 하고.

그 근심은 역시 틀리지 않았고, 정말 너무나도 흔하디 흔한 멜로영화의 공식을 타고 나간다. 단지 주연여우가 문근영이다보니 요즘 초등학생들도 한다는 키스 한 번 못하게 되어버려서 멜로라고 하기엔 조금 그런가? 어찌보면 순정만화가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고. 사실 블럭버스터급의 흥행을 노리는 영화라면 안전한 라인을 타고 가기 마련이니까 뻔할 뻔자의 스토리는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남자다보니 이렇게 흔하고 마지막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를 만한 장치(예를 들어 그녀가 연변에서부터 가방에 넣어 들고 온 그것)들이라든지 뮤직비디오에서나 나올 법한 남자주인공의 좌절 등은 그냥 넘어가 주기에는 약간 닭살이 돋는다.

하지만, 제목에서부터 '댄서'가 언급되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댄스가 영화의 주제역할은 꿰어차지 못했지만 - 영화의 주제는 댄스도 멜로도 아닌, 오직 문근영이다 - 이 영화는 일단 흐름이 늘어지거나 구성이 위태위태해지는 순간, 스포츠댄스의 화려함으로 시선을 압도할 수 있는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다. 내가 스포츠댄스에 문외한이긴 하지만, 박건형과 문근영의 댄스는 (비록 카메라워크로 포장된 것이라 할지라도) 극장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감탄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니콜 키드만 주연의 뮤지컬영화 '물랑 루즈'를 극장에서 보면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지게 되지만 집에서 비디오로 보면 맹숭맹숭한 화면에 눈뜨고 보기 힘든 신파조로 느껴질 수도 있는 것처럼, 이 영화도 댄스장면 때문에라도 나름대로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있다. 극장에서 보느냐 마느냐로 별 반 개에서 한 개 정도가 왔다갔다 할 만하다. 일본영화 '쉘 위 댄스'보다도 훨씬 작은 규모의 플로어에서 댄스경연대회가 펼쳐지는 건 우리나라의 현실을 리얼하게 반영한 것이라 치더라도 말이지.

자세 나오는근영-_-

바람피는근영(...)



어쨌든 내용과 장치들이 뻔해서 그렇지, 영화 자체는 무난한 흐름을 보여준다.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던 복길이(...)와 댄서킴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왔던 것 같던 김기수는 그렇다 치더라도-_-,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에서 주연을 맡았다던 박건형씨가 춤 뿐만 아니라 일반 연기에서도 무뚝뚝하면서도 재미있는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준 건 기억에 남고... 어쨌든 영화 자체만으로 개인적인 별점을 주자면, 애매하게 줄 수 있는 ★★☆.




그.러.나! 지금까지 응당 나와야 할 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빠져있는 걸 눈치채신 분들은 아셨을 것이다. 이 영화의 별점은 별 두 개 반으로 끝나지 않는다. 문근영이 있기에... -_-;;

장화홍련에서 신비하면서도 음울한 역에 빠져있던 문근영에게 밝은 모습을 각인시켜준 점에서 의미가 있긴 하지만, 귀엽기만 한 고등학생의 한 가지 모습으로 시작해서 끝난 '어린 신부'. 그 '어린 신부' 보다도 이번 영화 '댄서의 순정'은 문근영을 여동생처럼 여기는 전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더 잘 알고 있었다. 처음으로 댄스를 배우기 시작할 때에는 극중 설정나이 스무살에게 연변중학교 체육복을 입혀서 앳된 소녀로 만들었다가, 영화가 흘러갈수록 점점 자라나는 느낌을 주도록 변해가며 결국 마지막에는 성숙한 여성정장과 세련된 화장까지 곁들여 숙녀로 변신시켰다. 스턴트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댄스, 충분하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부족하지도 않은 연기, 그리고 적절한 클로즈업(...) 등은 관객들을 현혹시키며 영화 전반에 대한 별점을 덩달아 상승시킨다. 결국 문근영이 있기에 이 영화는 ★★★☆는 줄 수 있다. 그리고 DVD 쯤은 사 줄 수 있다. 아무리 근영이를 귀여워라 하지만 차마 '어린 신부'는 DVD 살 생각은 안 들었던 나라도, 이 정도로만이라도 조금만 더 공을 들여서 찍어준다면 말이다.

만세만세~

만세만세만세~ OTL




자, 이제 영화 얘기는 아니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더 적어보자. 바로 온국민의 여동생, 문근영에 대한 이야기. 비단 요즘 뿐만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그녀의 인기는 정말 하늘을 찌를 듯 한데, 그 증거는 바로 '어린 신부'가 극장관객동원 300만-_-을 넘겼다는 걸로도 증명된다. 나도 그 300만명 중 한 명이 되긴 했지만... 아 정말 영화가 콘티가 제대로 안 짜였는지 장면전환은 방방 날아다니고, 이야기 흐름은 툭툭 끊기고, 줄거리 뻔한 등등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배우 하나 만으로도 300만명을 끌어모을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해버렸었지.

이번 영화 '댄서의 순정'을 보는 극장 안에서도 문근영을 이쁘게 보여주기로 작정한 장면에서는 제작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극장 안이 온통 감탄의 도가니였다. 특히 여자관객들이 여자배우에게 예쁘거나 혹은 귀엽다고 TV 버라이어티쇼의 방청객 마냥 일제히 감탄하는 건 솔직히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서 여주인공 벨이 노란 드레스를 입고 나올 때 이후로 처음 들어보는 희귀한 경험이었는데... 이쯤 되면 국민배우 안성기, 국민가수 조용필, 국민타자 이승엽에 이어 '국민동생 문근영'이라 불러도 될 정도다.

내가 처음 문근영을 알게 된 건 KBS 드라마 '명성황후'... 가 아니라, 그 드라마의 등장인물을 그대로 캐스팅하고 명성황후와 그녀의 호위무사간의 로맨스를 곁들여 만든 퓨전무협러브러브로맨스액션정통대하사극-_- 뮤직비디오(일본 자객들이 궁전 지붕위로 날아다녔더랜다...)에서 역시나 명성황후의 어릴 적 모습으로 등장한 걸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뮤직비디오인지라 그녀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을 수 없었지만 유난히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 아래로 그렁그렁 매달린 눈물은 정말 뒤통수를 강타할만한 충격을 남겼다. 그래서 충격탓에 그 뮤직비디오가 무슨 노래의 뮤직비디오인지조차 기억도 못한다... -_-;; 그리고 다음번에는 '연애소설'에서 차태현의 여동생 역으로 나온 그녀를 만나 제대로 알아볼 수 있게 되었고.


그런데... 이런 문근영양의 높은 인기 때문에 그녀가 출연하게 될 영화의 앞날이 그 낌새가 심상찮다. 물론 나 따위가 걱정해주지 않아도 될 만큼 창창하기도 하기는 하지만, 창창한 것과는 다른 걱정말이다.

하이고 귀엽근영~ OTL

온국민의 여동생이 되어버렸고 모두가 귀여워하게 된 그녀는 이제 쉽사리 영화를 고르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녀 스스로는 변화를 원하더라도... 관객들이 바라지 않는다면, 영원히 여동생의 이미지로 남아주길 바란다면 흥행을 고려해야만 하는 제작자들도 그 요구에 굴복할 수 밖에 없지는 않을지. 앞에서도 대충 언급했지만 영화의 술집 장면이 그녀와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하여, 그녀의 소속사가 시킨 것인지 어쩐 것인지는 몰라도 감독이 납득했다고 말하며 (내가 보기에는 상황이 짐작이 되긴 하지만 잘라낸 티가 훤히 드러나도록) 일부 장면을 삭제하도록 할 정도다. 그래서 이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나름대로 '이래도 되는 건가' 하고 심각하게 고민해보긴 했는데... 역시나 한 때 삭제를 고려했으나 살아남은 장면 중 하나라고 하던, 문근영이 심하게 뺨맞는 장면을 보고 나 역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었다. 물론 극장 안에 있는 대부분의 관객들도 거의 경악의 비명을 지른 걸 보니 마찬가지인 듯... -_-

비슷하면서 다르긴 하지만, 어쩌면 '어린 신부'로 사랑받게 된 문근영은 '엽기적인 그녀'로 스타가 된 전지현과 비슷한 선상에 놓이게 된 건지도 모른다. 모두의 연인이 되었지만, 그 모두가 바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란 정말로 어려워 결국 틀 안에 갇혀버릴 수도 있는... 그런 위치 말이다. 문근영 본인은 어땠는지 몰라도, 나름대로 '어린 신부'처럼 그녀에게 꼭 맞춘 배역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과감한 도전을 해 보기 위해 댄스도 배워가며 이 영화에 출연하도록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오히려 그녀가 영화를 지배해버리고 영화의 이미지를 구축해버리는 현상은 더 심해져 버린 것 같다. 그리고 영화들은 문근영이 부족한 별 한 개나 두 개 정도는 채워줄 거라고 믿어버리는 건지 어딘가 나사가 덜 조여진 듯한 아쉬움도 안겨주고...

문근영이 주연을 맡지 않으면 도저히 찍을 수 없는 부류의 영화들도 분명 존재하고, 그런 영화들도 많이 만들어져서 다양함을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만 더 그녀를 위한 배역이 아니라 배역에 맞는 그녀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조연들 - '장화 홍련'과 같은 그런 역할 - 을 맡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안 그래도 그녀는 쭉쭉 잘 나갈테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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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_gr | 2005/05/02 01:2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보고싶근영...OTL
윤모씨 | 2005/05/02 19: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말하자면 그거군요, 태양이 너무 눈부시다보니 주위의 별-구름-달 모두 보이지 않게되는...
카방클 | 2005/05/05 01: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psyche_gr / 그렇근영~ ^_^;;

윤모씨 / 그렇죠~ 국민들을 영도하시는 위대한 태양이십니다 -_-;; 지구 반바퀴를 돌아오는 메세지는 두번 올라와도 반갑습니다 ^_^
元銘 | 2005/05/06 17: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 가을동화에서 처음 봤는데... 아아! 너무 성장했습니다. 우리의 근영냥. 같은 나이인 저는 입시에 눌려서(...)
tens | 2005/05/08 02: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멜로디는 정말 안타까워요! 열심히 구해봤으나...T.T
그나저나 댄서의 순정을 명동에 새로 생긴 롯데 시네마에서 봤습니다.
크~으! 정말 귀연 근영양...
팬미팅 있었다고 TV에 나왔던데...가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죠.
환타 | 2005/05/08 16: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음..전 이거 아직 안봤습니다.
사실 지난주에 친구나 여친이랑 볼까했었는데;

평가도 좋고 문근영도 맘에 들어하고, 박건형(맞죠?..이분 성함은 맨날 헷갈려서;)씨도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배우고.. '문근영' 이라는 이름을 지우면 볼게 없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 주 더 기다려서 혈의 누를 봤습니다;

예전처럼 보고 싶다고 살며시 조조끊고 가서 볼수가 없는 실정이라 안타깝기 그지없네요.ㅠ_ㅠ
magnum | 2005/05/16 16: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전 영화 무지무지 재미나게 봤근영...
그녀의 장래도 별로 걱정 안합니다.
그녀의 변신은 어떤 변신이라도 좋을 것 같근영.
카방클 | 2005/07/03 21: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元銘 / 애니콜 모델까지 되주어서 기쁜 마음에 문근영폰을 구입했습니다 -_-

tens / 늦었지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도 실물 좀 한 번 보고 싶어요 T_T

환타 / 네 박건형씨 맞습니다. 연기도 무난하게 잘 하시더라구요. 요즘은 KTF-KT 원폰 광고로 문근영과 셋트로 CF도 나오고 말이죠.

magnum / 사실 저도 재미있게 봤근영~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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